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비문학

김영하 - 여행의 이유

여행이란 무엇일까?

 

 

 

 

 

여행 그 누구나 정말 원하고 가고 싶어하는 것이다.

나 역시 20개국을 돌아다니면서 정말 여러가지를 경험했고 외국에서만 겪을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경험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내가 얻은 것들은 무엇일까...?

작가는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다" 라고 한다.

풀리지 않는 문제들로부터 도망칠 때? 혹은 바쁜 일상에서 도망쳐서 홀로 고요함을 즐길때?

예기치 못한 마주침과 깨달음이 절실하게 느껴질 때? 언제 여행을 떠나는가?

 

 

 

 

 

작가의 에피소드를 보며 나의 이야기도 같이 풀어보는 형식으로 가볼께요.

첫번째 가장 처음 나오는 에피소드를 보면 작가는 골방에 박혀서 글을 쓰기 위해서 중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고

중국에 있는 숙소까지 모두 예약을 하고 중국에 갑니다.

이 때부터 문제가 발생하는데 작가는 중국에 가는 비자를 발급 받지 않고 와서 곧 바로 추방을 당한다.

정말 당황스럽지만 다시 거기서 비행기 표를 구매해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죠.작가는 중국에서 추방당한 뒤 자기 집에서 골방에 박혀서 열심히 글을쓰는데 어차피 골방에 박혀 있는거는 똑같으니 문을 열지만 않으면 중국인지 한국인지 알 길은 없다고 자기위로를 한다. 책을 쓰다보면 쓰고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 중요하지 않고 비밀의 벽장을 열고 자신만의 소설에 빠져서 온전히 집중이 가능하니 말이다.


나의 이야기로 이어가자면 추방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항공사의 실수로 2번이나 비행기를 놓치게 되어서

그 나라에 체류를 한 적이 있었다.

한번은 캐나다로 가기 위해서 친구들과 중국을 경유해서 벤쿠버행 비행기를 예매했었는데 기상악화로 인해서 두번째로 캐나다에 가는 비행기를 타야하는데 이미 출발을 해버려서 결국 우리는 중국 공항에 덩그러니 놓아졌다. 어떻게 해야할까?

결국 항공사 측에 부탁을 해서 이러이러해서 비행기를 놓쳤고 같은 항공사니까 어떤식으로 받을만한 무엇인가가 있는가 부탁을 했었는데 다행이 항공사 측에서 무료로 호텔을 잡아서 식사까지 제공을 해주고 다음날 같은 비행기로 추가요금 없이 바로 보내 준다고 해서 다음 날 다시 출발을 했다. 비자는 중국행 임시비자를 발급받아서 하루를 묵고 출발을 했던적이 있었다.

(저가항공 중국산 비행기였다.)

또 다른 한번은 베트남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 때 역시 날씨(베트남 국적기 말고 다른 베트남 항공사) 문제로 또 비행기를 놓치게 되었는데 이번엔 혼자여서 12:00가 다된 자정에 항공사 프런트 직원에게 가서 내가 비행기를 놓친 경유를 쭉 설명을 하니 얼굴에 난색을 표하는 것이 느껴졌다. 사실 그렇게 큰 바우처를 원하는 것도 아니였고 그냥 다음날 같은 비행기 표라도 좀 달라고 했었는데 그렇게 한참을 이야기하고 선임을 불러서 이야기를 하더니 겨우 다음날 같은 비행기표를 받게되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혼자서 짐을 지키면서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이 정말 지루하게도 느껴졌지만 멍하니 공항에 바쁘게 다니는 사람들을 보니 다시 한번 나를 잡아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여행을 하다보면 기대와 현실을 다른것을 깨닫게 되고, 대신 생각하지도 않던 무엇인가를 얻기도 하고, 그로 인해 삶이 바뀌고, 시간이 흘러 그 때 겪었던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결국은 본인을 깨닳게 된다. 작가와 나의 생각은 참 비슷했다.

 

데이브드 실즈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에서 이런 말을 한다.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고,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 처럼 보이는 물건들로 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김영하 작가 역시도 우리가 잠시 머무는 호텔은 위에 것들에서부터 자유롭게 해준다고 한다. 호텔은 어질러져 있어도 나갔다오면 전부 치워져있고 냄새까지 없애니 말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여기를 사용했다는 것을 뻔히 알지만 눈으로는 예쁜 밖의 풍경에 취하고 코로는 세재와 방향제 냄새를 맡고, 그런 찜찜함을 잊는다. 잘 운영되는 호텔은 어제와 다르지 않은 오늘과 같다.

그래서 오히려 일상이 번다하고 골치 아픈 사람일수록 여행지의 호텔은 더욱 큰 만족을 준다. 적어도 그 순간은 나에게 어떤 큰 영향도 주지 않을 것 같으니깐. 리셋에 대한 희망이었을거다.

여기서 다시 한번 나는 왜 여행을 떠나는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오래했었다.

나의 일상은 늘 굉장히 단조로웠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왜 이렇게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것들은 탐했을까.

물론 답은 없다. 어쩌면 내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어떤 고통들이 나를 한국에서부터 떠나도록 부추겼을까? 대학교를 졸업하고나면 취업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이려나. 젊은20,30대에는 늘 이러한 고민을 안고 사는 것은 당연한 이치겠지만 유달리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 삼심육계의 마지막계책인 주위상으로 불리는 즉 불리할 때는 달아나 후일을 도모하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에 가장 적합했었던 것 같다.

 

책에서 꽤나 흥미로웠던 소재가 있었는데 작가에게 이러한 인터뷰를 많이 한다고 했다.

"여행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작가는 그렇지 않다였다. 아니다 정확히는 거기서 영감은 얻지만 집에 와서 글을 쓴다고 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편한 집에 와서 다시 생각을 정리해서 쓰는 것이다.

 

나 역시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휴대폰에 일기를 썼었다.

특히 유럽여행에서 말이다.

한 때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했었던 시절 다녀온 여행후기들을 업로드 했는데 여행이 끝나고 그 중에서

가장 의미 있었던 기억부터 나열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었다. 영감과는 조금 멀지만 거기서 일어났던 수 많은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소중한 기억을 만들고 다시 나를 떠나게 한다. 이것 역시 내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중에

한가지이겠지.

 

여행을 하면서 참 아쉬웠던 것은 모든게 일인칭이다. 내가 차를 구매해서 타고 다니면 오히려 나는 나의 차 외곽을 못 본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싼 차를 주고 샀는데 나는 나의 차를 못보듯이 나의 여행 역시 그러했다. 누군가 3인칭으로 찍어준다면

더욱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았을 텐데라고 생각을 하는데 작가는 예전에 알쓸신잡이라는 프로에서 그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여행은 우리가 직접 가보는 여행과 요즘 많이 하는 TV에서 해주는 여행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내 발로 직접 다녀온 여행은 생생하고 강렬하지만 정리가 덜 된 느낌이지만 TV를 통해 3자입장에서는 더 넓은 시각과 언어를 통해 깨닳을 수 있다. 즉 내가 경험한 여행에 비여행, 탈여행이 더 해져서 온전한 여행이 된다는 것이다.

정말 좋은 말이다.

 

여행을 많이 다니고 살아보니 확실히 각 인종별로 가지고 있는 스테레오 타입은 확실히 있다.

필리핀에서 바기오라는 촌구석에서 공부를 할 때 였는데 한국인 자체가 귀한 장소이다보니 어디를 가도 나를 쳐다봤었고

심한경우에는 고등학생 여자아이들은 와서 팔짱을 끼고 도망을 가기도 했다. 평화로운 일상에 침입한 낯선 이를 꽤나 눈여겨 본다. 유럽에 갔을 때 옆에서 어떤 외소한 동양인에게 유럽 젊은 아이들이 눈을 찢으면서 괴롭히는 것을 본적이 있기도 했는데 참 기분이 묘했다. 그저 피부색깔만 다른 것 뿐인데 이렇게도 사람을 대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

물론 여행자는 낯선 존재이며,그래서 더 명백하게 분류된다. 국적, 성별, 인종, 나이에 따른 고정관념에서 말이다.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그저 개별성을 잃는 노바디(nobody)인 것이다.

 

 

 

 

 

진짜 여행이란 무엇일까?

그저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즐기는 것 그 모든 것이 여행의 일부이지 않을까?

가까운 사람들과 좋은 풍경을 공유하고 맛있는 것을 먹는 이 순간도 말이다.